미국 NFL 경기에서 심정지 사고가 일어나자 벌어진 일

2023년 1월 NFL 플레이오프 경기 ‘햄린 심정지 사고’로 본 미국 심정지가 계속되자 양팀 선수들과 코치들까지 무릎꿇고 기도했다 생방송에서 함께 기도한 진행자에게도 대중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미국인들이 위기 처했을 때 기도에 의지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 “비극적 순간 마주하게 되면 내면 깊숙한 곳 계신 하나님 찾게 돼”

2023-07-11     곽성규 기자

미국 프로풋볼리그(NFL)는 미국에서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국민 스포츠 리그다. 특히 정규시즌이 끝난 1월 첫째 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 경기는 NFL의 백미다. 2023년 1월 첫 번째 월요일, 전 미국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NFL 버펄로 빌스와 신시내티 벵골스의 플레이오프 경기가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강팀인 간의 경기였기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치열한 경기가 계속되던 중 충격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버펄로의 수비수 다마르 햄린이 상대 팀 선수에게 태클을 시도한 뒤 일어나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수비 과정에서 상대 팀 선수의 오른쪽 어깨와 햄린의 가슴이 강하게 부딪쳐 심정지가 발생한 것이다.

곧바로 의료진들이 달려 나와 햄린의 심장을 되돌리기 위해 심폐소생술(CPR)을 진행했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심정지가 계속 이어지자 버펄로 선수들과 신시내티 선수들 그리고 코치들까지 쓰러진 햄린의 주위를 둥글게 둘러쌌다. 그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무릎을 꿇은 채 햄린을 위해 기도를 시작했던 것이다.

2023년 1월 NFL 버펄로 빌스와 신시내티 벵골스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심정지 사고를 당한 수비수 햄린의 주위를 둥글게 둘러싸고 기도를 시작하고 있는 양팀 선수들과 코치들. /유튜브 영상 캡처

이 상황을 생방송으로 중계하던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방송 ESPN의 해설자들도 방송을 잠시 멈추고 함께 기도했다. NFL 선수 출신 해설가인 댄 올롭스키는 “방송 중에 해서는 안 되는 것일 수 있지만 지금은 그를 위해 기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소리 내어 기도했다. 공동 진행자 로라 러트리지와 마커스 스피어스도 그의 기도에 눈을 감고 “아멘”으로 답했다.

ESPN의 해설자들이 생방송 도중 햄린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햄린은 쓰러진 지 16분 후 구급차에 실려 신시내티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수백만 명의 NFL 팬들이 햄린을 위해 기도에 동참했고 트위터에는 응원의 마음을 담은 해시태그 ‘Pray for Damar’가 넘쳐났다. 병원 이송된 후에도 심각한 상태가 지속되자 팬들은 신시내티 대학병원 인근의 버펄로 빌스 홈 경기장 등 곳곳에서 기도집회도 열었다. 

이후 햄린을 위한 기도의 물결은 뉴욕타임스, AP통신 등 미국 주요 미디어를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크리스천 포스트는 다마르 햄린의 심정지 사건을 ‘미국인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도의 힘에 의지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생방송에서 기도한 댄 올롭스키에게도 비난보다 응원이 이어졌다. 대중들도 기독교 신앙의 유무를 떠나 위기 앞에서의 행동에 공감을 표현한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가정사역단체인 포커스온더패밀리의 짐 달리 회장은 이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비극적 순간을 마주하게 되면 내면 깊숙한 곳에 계신 하나님을 찾게 된다는 것을 보게 됐다”며 “회의론과 다원주의가 만연한 미국 문화 속에서 하나님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