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의 認知戰 이후 '우한폐렴'이 '코드비 19'로 둔갑
[중국의 세계지배전략 '초한전'] (16) '우한폐렴' 인지전의 대표적 사례 코로나의 유래가 어디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여론전 펼쳐 대유행 몇 년간 사람들은 '우한폐렴'이란 사실을 잊어버려 PC주의식 혐오금지 등의 용어 정치적으로 이용 진실 가려 '한일의원연맹' 출범은 통일전선 공작의 엄청난 성공 사례
‘초한전’은 중국 공산당이 인지전을 어떻게 적용하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우한폐렴’이 어느 순간 ‘코비드 19’로 바뀐 것이다. 이것도 중국 공산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펼친 인지전 사례다.
◇‘우한폐렴’이던 코로나, 中 공산당 인지전 이후 ‘코비드 19’
용어 혼란 전술은 중국 공산당의 인지전 수단 중 하나다. 북한도 많이 사용한다. ‘민주’ ‘진보’ ‘평화’ ‘통일’ ‘인권’ 같은 가치중립적인 단어들을 특정 이념 성향을 가진 것처럼 통용되게 만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용어 혼란 전술은 보다 광범위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비드 19’라 부르는 ‘우한폐렴’도 그런 사례다.
중국 공산당은 우한에서 코로나가 시작된 것을 세계가 다 알고 있음에도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신문, 방송 등을 통해 "코로나의 유래가 어디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여론전을 폈다. 미국 내 감염자가 많아지자 "코로나 유래는 미군 생화학 연구소"라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코로나 대유행이 몇 년 간 이어지자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의 원래 이름이 ‘우한폐렴’이었다는 사실을 잊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은 또한 ‘정치적 올바름’도 활용했다. ‘우한폐렴’이라는 단어는 인종차별적이라는 주장을 앞세우며 국제기구를 압박했다. 결국 중국의 엄청난 후원을 받던 WHO는 ‘우한폐렴’을 ‘코비드 19’라 부르라고 전 세계에 종용했다.
이지용 교수는 책에서 "질병 발원지 규명은 질병의 원인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례로 스페인독감, 홍콩독감, 일본뇌염, 에볼라바이러스, 메르스 등이 그렇다"며 "코로나 사례와 같이 중국은 PC주의식의 인종차별, 인권, 평등, 혐오금지 등의 용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진실을 가리고 인지 혼란을 유발하는 데 이용한다"고 꼬집었다.
◇의회 없는 중국과 ‘한중의원연맹’…"中 인지전의 성공 사례"
코로나와 같이 문제가 발생할 때부터 중국이 통일전선 공작을 펼치는 상황을 직접 본다면 용어 혼란 전술이 그나마 덜 먹힌다.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펼친 용어 혼란 전술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것은 ‘한중의원연맹’이다. 지난해 12월 2일 사단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한중의원연맹을 두고 언론들은 "한국과 중국 양측 국회의원 각각 100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 표현 자체가 모순이다. 의원연맹의 중국 측 카운터 파트는 ‘전국인민대표회의(이하 전인대)’다. 전인대는 성·직할시·자치구에서 간선제로 선출하는 대표, 인민해방군 대표, 재외 중국인 대표로 구성한다. 각 대표는 자유진영의 의회처럼 국민이 선출하는 게 아니라 공산당이 결정한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표방하는 공산국가는 입법·사법·행정의 3권 분립이 존재하지 않는다. 전인대는 명목상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정점에 있는 기관이다. 사법부와 국무원(행정부)가 전인대에 책임을 진다. 이런 곳을 ‘의회’로 간주한 것이 한중의원연맹이다. 한중의원연맹의 한국 측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59명, 국민의힘 소속은 35명, 정의당 소속 3명, 시대전환 소속 1명, 무소속 2명으로 구성했다. 김두관, 김한정, 도종환, 민홍철, 박광온, 박정, 설훈, 신현영, 안규백, 윤건영, 윤영찬, 이재정, 진선미, 최강욱, 홍영표, 강대식, 김학용, 박덕흠, 서정숙, 주호영, 하태경, 허은아, 황보승희, 심상정, 조정훈, 김홍걸, 양정숙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공자학원 실체 바로알리기 운동본부’의 한민호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중의원연맹 출범을 가리켜 "중국 입장에서는 우리나라를 상대로 벌인 통일전선 공작의 엄청난 성공"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을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봐야 할 대한민국 국회가 지금 한중의원연맹을 만들 때냐"며 "친중반미 행보라 해석할 수밖에 없다. 명백한 반역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대표의 지적처럼 우리나라가 중국을 ‘민주주의 국가’로 인식하게 된 것은 중국을 ‘시장경제 국가’로 인식한 것 이후 가장 큰 성과다.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의 경제 체제를 ‘중국특색 사회주의 시장경제’라 부른다. 이걸 줄여 ‘시장경제’라고 한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과 생산량이 결정되지도 않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국 공산당의 개입이 있는 것을 시장경제라 주장하는 게 중국 공산당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치권과 언론은 물론 학계까지도 중국이 시장경제 국가라는 식으로 표현을 하고 있다.
◇中 댓글부대 ‘우마오당’ 자유진영 뿌리부터 흔드는 여론 공작
중국은 스스로를 미화하는 데만 아니라 자유진영 체제를 뿌리부터 흔들기 위해서도 용어 혼란 전술을 쓴다. 여기에는 각국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댓글부대 ‘우마오당’을 동원한다. ‘우마오당’은 가짜뉴스 유포나 댓글 여론 조작을 하면서 용어 혼란 전술도 사용한다. 책 ‘초한전’에는 우마오당이 어떤 식으로 용어 혼란 전술을 사용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실렸다. 바로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우마오당’에게 내리는 대만 공작 지시문이다.
내용을 보면 ▲미국을 집중하려 비난하고 대만의 존재감을 떨어뜨려라 ▲직접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비난하는 것은 되도록 삼가고, 대신에 어떤 체제가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프레임을 짜라 ▲되도록 서구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공격하면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공략해 들어가라 ▲미국과 서구 선진국이 다른 나라의 내부 사안에 개입하는 것을 부각해 이들의 침략성을 폭로하고 서구적 가치를 강요함을 설파하라 ▲약자와 약소국(중국)이 역사적으로 서구 강대국에 받은 설움과 피해사례를 노골적으로 부각하여 민족주의적 감정을 부추겨라 ▲중국의 긍정적인 측면과 발전 상황을 강조하고 사회적 안정 유지가 필요함을 각인시켜라 등이다.
대만에 대한 인지전 지침이지만 우리나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이지용 계명대 교수의 지적이다. 이 가운데 "자유민주주의를 직접 비난하지 말고 민족주의적 감정을 부추겨라"고 한 대목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과 포털 뉴스 댓글에 대입해 보면 중국 공산당의 인지전이 멀리 있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국내 활동 중인 ‘우마오당’, 코로나 대유행 초기 文 지키기 열중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이번 선거만 이기면 한국은 우리 거"라는 말을 주고받았던 ‘우마오당’은 코로나 대유행 당시 문재인 대통령 지키기도 열심이었다. 2020년 초 국내서도 코로나 유행이 시작되자 "중국발 입국을 금지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2020년 2월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중국인들이 지령 받고 문재인 지지 청원하는 중"이라는 글이 단체 대화방 캡쳐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대화방은 카카오톡으로 보였지만 대화방 이름은 ‘2019 中?組大群(중국그룹대군)’이었고, 모든 글은 간자체 한자로 쓰여 있었다.
한 참여자는 "(문 대통령은) 한국 국민 반대에 직면해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고, 많은 마스크와 보조금으로 중국을 지원했다"며 "한국의 중국인들이 귀중한 청원에 참여하고, 탄핵 청원을 취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 모두 좋은 대통령이 계속되기를 바라고 전염병이 곧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적었다.
이 인물이 공유한 인터넷 주소는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에 대한 반대 청원 및 게시글 삭제 청원’이었다. 26일 올라온 청원임에도 이튿날 오후 4시 기준 청원에 동참한 사람이 4만 명이 넘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우마오당’이 4만 명 이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