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인공수정체 삽입술, 단초점이 향후 망막수술에 유리

2022-01-09     송준영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백내장 환자의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할 때 ‘다초점’보다는 ‘일반(단초점)’ 인공수정체가 향후 망막 수술을 받기에 더 유리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최근 박규형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백내장은 안구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며 시력 저하와 눈부심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60세 이상 유병률이 70%를 넘은 만큼 고연령대 시력 저하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 같은 백내장은 뿌옇게 변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수술을 통해 깨끗한 시야를 되찾을 수 있다. 과거에는 초점이 하나 뿐인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술 후 초점 조절 기능이 상실된 노안 상태가 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가까운 거리와 중간거리, 먼 거리 등 여러 초점을 갖고 있어 수술 후 노안 상태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에 최근 백내장 수술 시 사용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팀 발표에 따르면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선택할 때 주의를 요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백내장 치료 후 망막에 다른 질환이 있어 추가적인 망막 수술이나 처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들이다.

연구팀은 백내장 수술 후 망막전막으로 수술을 받은 46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경우 일반 단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자 대비 망막 수술 난이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다양한 초점으로 분할된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광학적 설계는 망막 수술 시 단초점 대비 집도의의 시야 범위를 좁아지게 만들고 초점과 깊이, 심도 등을 크게 왜곡하는 현상을 일으킨다. 이에 수술 중 제거해야 할 주름막을 잡아내는 과정에서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인공 안구모델을 통한 비교 연구에서도 다초점 인공수정체에서 수술 시야는 중심부의 작은 원내만 선명하게 보이고 주변부는 흐리게 보인 반면, 단초점 인공수정체에서 중심과 주변부가 모두 선명하게 보이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수술 난이도를 증가시켜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황반부 수술 시 합병증 가능성도 있다.

박규형 교수는 "연구 결과에 따라 평소에 갖고 있는 망막 질환이 있는 경우 다초점 인공수정체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의료진은 망막 수술 시 인공수정체 종류에 따라 수술 난이도에 큰 차이가 있음을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하고 불명확한 수술 시야로 인해 망막 수술의 추가적인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