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수첩] 세상 빛도 보기전에 스러져간 4400만 아가들을 위해

모든 교회가 성경 따라 가장 작은 생명들 위해 연합된 목소리 내길 전세계 주요사망 원인 1위는 낙태...낙태 허용 전세계 60개국 49년간 유지한 ‘낙태 합법’ 지난해 폐기 판결한 미국사례 주목 ‘헌법에 낙태 언급 없으며, 그런 권리 헌법상 보호되지 않는다’ 한국, 낙태법 공백으로 2021년부터 태아 법적보호 없어 안타까워 개신교 목회자‧교회‧교단들이 더 목소리 높이고, 의원들 설득해야 성경은 분명‧강력하게 낙태 반대 입장...하나님 말씀엔 타협 없어

2023-01-06     곽성규 온라인뉴스부 차장·미션팀장
곽성규

지난해에만 4400만 명의 아기가 낙태로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통계 전문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19년 이후로 전 세계의 낙태는 4000만 건을 넘어오며 4년 연속 전 세계 주요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세상 빛도 보기 전의 수천만의 생명들이 매년 그렇게 스러져 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주요 사망 원인 2위인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1300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암으로 800만 명, 흡연과 알콜 관련 각각 500만 명과 25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도 절대적으로 엄청난 생명의 숫자지만, 낙태로 잃은 생명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주요 사망 원인 2위~6위까지 사망자의 합계가 낙태 사망자보다 적다고 하니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낙태가 발생할까요. 무엇보다 낙태가 합법화된 나라가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 임신부의 요청에 따른 낙태를 허용하거나 처벌하지 않는 나라는 전 세계에 60여 개국이며, 경제적 사유가 있을 때에 낙태를 허용하는 국가는 10여 개국입니다. 반면 낙태를 예외 없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는 바티칸 시국, 몰타, 도미니카 공화국,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 5개국 뿐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에서 임신 주수에 상관없이 태아에 대한 법적 보호가 전혀 없었던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에서 지난해 6월 낙태 합법화 판례(Roe v. Wade)를 뒤집은 돕스(Dobbs v. Jackson) 판결이 나와 미국의 50개 주 중 절반 이상이 태중 생명을 보호할 수 있게 된 것은 기념비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연방대법원에서는 49년동안 유지해 왔던 ‘낙태 합법’을 폐기하는 판결을 내려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은 1973년 연방대법원에서 낙태를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린 후 임신 6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낙태를 허용해 왔던 나라입니다. 지난 판결에서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낙태 합법을 폐기하는데 찬성했습니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헌법에는 낙태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그런 권리는 헌법상 어떤 조항에 의해서도 보호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사례는 낙태와 같은 ‘죽음의 문화’에 대해 역사적으로 다시 바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2019년 한국 헌법재판소는 기존의 태아보호법(낙태죄)을 헌법불합치로 판결하고, 국회에 관련법 입법(개정)을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입법 기한인 2020년 말까지 태아 보호를 위한 새로운 임신 주수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결국 2021년 1월 1일부터 낙태와 관련한 모든 규제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202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은 낙태로부터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물론 2020년 헌재의 판결 이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생명보호 조치가 충분히 엄격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불법 낙태가 성행하고 있었던 것이 현실입니다.

법적으로는 공백 상태이지만 점점 더 많은 종교계를 필두로 한 한국 시민들이 태아를 죽이는 일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 합니다. 2018년 한국 천주교에서는 프로라이프(낙태 반대 운동) 청원을 위한 100만 명 서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많은 성당과 교회들이 태아를 보호하는 낙태 반대 행사를 주최하거나 동참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낙태 반대 목소리가 주로 천주교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 개신교의 많은 대형 교단과 교회는 낙태에 대해 아직 미지근한 반대 목소리를 내거나 상황을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라 안타깝습니다. 가장 귀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에, 한국의 개신교 목회자들과 교회들, 교단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고,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낙태법 개정까지 이뤄내야 할 것입니다. 생명을 살리고 죽이는 일이 어찌 인간들이 만든 법과 사람들의 정치성향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까.

무엇보다 성경은 분명하고 강력하게 낙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타협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한국교회는 낙태 반대 운동에 전적으로 동참함으로써 결국은 낙태 합법화 판례를 뒤집는 데 기여한 미국교회의 연합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이 낙태 합법화 판결을 뒤집는 데에는 꼬박 49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무려 6000만 명의 존엄한 생명을 낙태로 잃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가장 연약하고 취약한 생명들을 낙태로부터 보호할 기회가 우리에겐 아직 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대한민국 교회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가장 작은 생명들을 위해 연합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