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문화축제 '콴자'는 사이코패스가 만든 가짜 종교"
美 공화당 의원 과격발언 논란...트럼프는 재임기간 "해피 콴자"
흑인들의 문화 축제 ‘콴자’(Kwanzaa)에 대한 정치인의 ‘과격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극우" 취급을 받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27일(현지시간) 공화당을 지지하는 대학생 조직 ‘공화당 대학전국위원회(CRNC)’의 "해피 콴자" 트위터에 대해, "그만하라. (콴자는) 사이코패스가 만든 가짜 종교", "새로운 유권자를 끌어들이기보다 유권자를 외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28일 dpa통신에 따르면 일부 공화당 단체가 흑인·유대인·라틴계 등 전통적인 비(非) 공화당 그룹에 다가가 ‘개인의 신념과 번영’ 같은 공화당의 가치를 전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그린 같은 강경 백인 보수 기독교인들에겐 공화당 유권자 기반에 대한 메시지 약화로 간주된다."
콴자는 종교가 아니라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한 문화 축제이자 명절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1966년 시작된 콴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자신들의 ‘뿌리’를 기념하고자 12월 26일부터 다음해 1월1일까지 7일간 벌이는 문화 축제다. 스와힐리어로 ‘첫 과일’ ‘첫 곡식’을 뜻하는 콴자는 흑인 민족주의 운동가 마울라나 카렌가가 처음 제안해 시작됐다. 축제 성격이 강해, 기독교의 성탄절이나 유대교 전통 명절인 하누카와는 다르게 보기도 한다. 흑인 자유운동의 맥락에서 만들어졌으며, 해방과 성취를 기원한다는 해석이다.
별칭 ‘하이힐 신은 트럼프’인 그린 의원은 9·11 테러 음모론, 작년 대선 부정선거론을 적극 옹호하는 언행으로 올 초 하원 상임위원회에서 퇴출당했다. 바이든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정책을 ‘나치 돌격대’에 비유하거나 마스크 착용 지침을 ‘홀로코스트’ 참사와 비교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또 "백신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보건당국이 승인해선 안 된다" 등의 내용으로 수 차례 트위터 계정을 정지당한 바 있다.
그린 의원의 발언에 CRNC는 다른 보수 단체들의 콴자 축하 트윗을 리트윗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2019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해피 콴자’ 메시지를 공유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지난 26일 트위터에 "이번 주 콴자를 축하하는 모두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린 의원의 언행은 기독교문명의 근간을 부정되는 ’PC주의’ ‘해체주의’의 고양과 확산에 대한 거부감의 표현이겠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