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선거 때부터 밀접한 공생관계
캠프·민노총에 이석기의 경기동부연합 출신 다수
전문가 “北도 이석기 부활 위해 이재명 도울 것”

내란 선동죄 등으로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만기출소를 1년 반 정도 앞두고 가석방돼 24일 오전 대전교도소 앞에서 지지자 등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내란 선동죄 등으로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만기출소를 1년 반 정도 앞두고 가석방돼 24일 오전 대전교도소 앞에서 지지자 등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대한민국 전복을 꿈꾸며 정계까지 진출했다 내란선동죄로 덜미를 잡혔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통진당) 의원이 지난 24일 전격 가석방됐다. 이 전 의원의 가석방과 함께 향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 후보의 행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 후보와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이 전 의원이 민노총을 앞세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낙선 운동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전 의원은 대선기간 동안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막후에서 정치적 후원만 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 전 의원은 1990년대 후반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의 지도급 조직원이었다. 민혁당은 김영환과 하영옥 등 3인을 중앙위원으로 하고 중앙위 산하에 경기남부위원회, 영남위원회, 전북위원회를 두고 있었다. 이 전 의원은 당시 경기남부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1999년 민혁당 간첩 사건에 연루되어 3년간 도피생활을 하다가 2002년 5월 검거된다.

이후 그는 2003년 3월 국가보안법의 반국가단체구성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6일 만에 취하하고 형을 받아들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8월 15일, 유일한 공안사범인 그를 광복절 특사로 석방시킨다. 이후 2005년 8월 15일 또 한 번의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그는 공무담임권 및 피선거권을 회복하게 된다.

이 전 의원과 이 후보와의 관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형성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격적인 공생 관계는 2012년 2월 성남시장 선거당시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본다. 민경우(56) 미래대안행동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성남시장 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는 경기동부연합의 선거양보가 필요했었다"면서 "경기동부연합 역시 자신들의 양보를 통해 이재명 후보를 성남시장으로 당선시켜 정치세력 확대를 꿈꿨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과거 이적(利敵)단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 본부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는 등 20여년간 NL(민족해방) 운동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후 경기동부연합과 이 후보의 관계는 공생(共生) 관계를 넘어 동지적 관계로 발전했다. 이 전 의원이 내란선동죄로 수감됐을 때에도 이 후보가 직접 나서 ‘이석기 구명운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기동부연합 출신인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이 민노총을 장악한 이후 경기동부연합의 부활에 힘을 실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 대표는 "현재 이재명 대선후보 갬프 관계자들 역시 과거 경기동부연합, 한총련 출신들로 꾸려졌다"다고 밝혔다.

본지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황인오 전 중부지역 총책 또한 이재명 캠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씨는 1992년 간첩죄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아 1998년까지 복역한 후 사면 석방된 인물이다. 그는 남파공작원 이선실에 포섭되어 조선노동당에 가입, 입북해 교육을 받은 후 다시 남한으로 내려와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을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현재 이재명계 대선 조직 ‘민주평화광장’의 발기인으로 참여해 ‘부천민주평화광장’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후보 역시 민주당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탈바꿈 시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 과정에서 당을 경기동부연합 세력의 놀이터로 만들지 않으려는 반대 여론 또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는 27일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이 후보와의 ‘원팀’을 강조하면서도 "민주당다움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민주당의 이재명’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으로의 전환을 강조해 온 이 후보의 관점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즉 ‘민주당 정체성’에 초점을 맞추며 당 내 급진적 종북(從北)·주사파의 확산을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이미 경기동부연합이 장악한 민노총과 노동계가 자신을 중심으로 뭉친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타협보다는 당내 장악에 힘을 실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의원은 민노총을 필두로 한 노동계를 총동원해 이 후보의 대선승리를 이끌어내며, 민주당을 경기동부연합의 숙주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편 이 전 의원의 석방과 함께 북한도 대선에 개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의 대북전문가는 "지금 당장은 이 전 의원이 가석방 상태이기 때문에 정치적 발언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북한은 이석기의 석방이 대한민국의 대선을 흔들 수 있는 좋을 기회일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석기를 살리기 위해 이재명의 당선을 도울 것이다"면서 "종북 단체를 동원한 윤석열 낙선운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며, 만일의 경우 이 후보의 대선 실패 시 민주당 장악까지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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