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전국 노동자대회→8.28 이재명 대표 선출→11.22 최대 노동자대회→12월 민중대회

12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인근에서 민주노총 관계자 250여 명이 사드 기지 반대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사드 기지 정상화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12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인근에서 민주노총 관계자 250여 명이 사드 기지 반대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사드 기지 정상화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틈타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과 연합해 대규모 정권퇴진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민노총은 지난 13일에 있었던 8·15 전국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삼아 이달 28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이 의원과 연합해 정치권의 지원을 받으며 연말까지 집중적인 정권퇴진 시위를 벌인다는 시나리오다. 구체적인 일정별 투쟁계획은 △8월 15일 전국 노동자대회, △8월 28일 이재명 대표 선출, △11월 22일 서울집결 역대 최대 노동자대회, △12월 민중대회 순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노총은 과거 헌법재판소의 위헌판단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같은 좌익정당을 부활시켜 2024년 총선에서 원내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제조건은 내년 12월에 있을 민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현 위원장인 양경수가 재선되는 것이다. 그래야 2024년 4월 총선에서 현재 구성된 조직을 바탕으로 원내진입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민노총 위원장은 재선된 사례가 없다. 하지만 민노총 지도부는 어떻게든 양경수 현 위원장을 재선시키기 위해 투쟁 전략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과격 폭력집회까지 불사했던 민노총의 전략은 최근 들어 현 위원장인 양경수를 철저하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양 위원장이 현재 집행유예 기간이기 때문에 또다시 기소가 되거나 재판에 넘겨지면 재선 도전에 큰 장애물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2일 민노총이 주관한 화물연대 파업 집회에서도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사전에 경찰 당국과 합의한 선을 철저하게 지켰다.

경찰청 정보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이재명 의원은 민노총을 지원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의원은 과거 성남시장시절부터 경기동부연합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현 민노총 위원장인 양경수가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이었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후계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민노총의 하반기 투쟁 전략의 핵심은 9~10월에 있을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투쟁을 이어간다는 것"이라며 "제 1야당의 당대표가 민노총을 지원하는 이상 이 투쟁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화물연대가 연장을 주장하는 안전운임제가 올해 12월로 일몰된다"며 "민노총은 어떻게든 안전운임제를 영속화시키려고 국회를 상대로 투쟁하겠다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민노총의 각 위원장 역시 양경수를 비롯한 경기동부연합 조직이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노총의 산업별 대의원 격인 전국회의에서 핵심 중의 핵심인 금속위원장은 윤장혁이다. 윤장혁은 울산 소재 알루미늄 지회 소속이다. 소속회사의 조합원은 200여 명에 불과한 소형 노조다. 일반적으로 대형 철강회사 노조나 자동차회사 노조가 금속위원장을 맡았던 관례를 파격적으로 깨고 소형 노조 소속의 윤장혁이 금속위원장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 바로 민노총 현 집행부가 있다. 민노총 현 집행부가 콜센터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대행해 준 덕분에 소형 노조의 위원장이 전국회의 금속위원장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민노총은 현 양경수 위원장의 재선을 위해 이미 만반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4년 원내진입을 목표로 정당 설립 절차도 준비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민노총을 장악한 경기동부연합이 정당을 만들어 원내진입에 성공하면 그 혜택은 고스란히 이재명 의원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 의원은 과거 성남시장 시절부터 경기동부연합의 선거운동 지원을 받아 성남시장에 재선됐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이재명 의원의 선거캠프 핵심인물들은 경기동부연합 인물들이었다.

정치에서 남은 목표는 오로지 대권밖에 없는 이재명 의원에게 이들의 원내 진입은 본인의 대권도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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