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으로 파괴된 세베로도네츠크 지역, ‘녹색 순교자’가 된 성도들

5년간 지역 곳곳 다니며 마약·알코올 중독자들에 예수 그리스도 전해
봉사단체·교회들과 협력해 피난활동 도와...“지상대명령 완수하고 싶다”
“12명의 성도와 투르구노프 목사는 하나님 나라 위해 프랑스까지 영향”

마약과 알코올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변화산 교회’ 성도들. 뒷줄 제일 왼쪽이 알렉산드르 투르구노프 목사다. /VOMK 
마약과 알코올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변화산 교회’ 성도들. 뒷줄 제일 왼쪽이 알렉산드르 투르구노프 목사다. /VOMK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였던 12명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의 한 교회가 영웅으로 칭찬받고 있다. 이 교회 목회자 역시 마약중독자 출신으로, 이들은 현지에 남아 복음을 전하고 구호품을 공급하고 있다.

15일 한국 순교자의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VOMK)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세베로도네츠크 지역의 알렉산드르 투르구노프 목사와 그가 섬기는 ‘변화산 교회’ 성도들은 지난 2월 전쟁 발발 후 지하실과 방공호에 숨어 지내는 세베로도네츠크 주민들에게 음식과 기저귀, 의복과 약품 및 신약성경을 공급하고 말씀을 전하고 있다.

심지어 이 성도들은 투르구노프 목사가 사는 아파트 건물에 포탄이 떨어졌을 때조차도 사역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일부 성도들이 이 목회자의 아파트로 이주하여 함께 살고 있었다.    

현숙 폴리 VOMK 대표는 “세상은 투르구노프 목사님과 그 교회 성도들을 ‘영웅‘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녹색 순교자’(‘자기 자신’에 대하여 죽은 사람들을 뜻함. 자신의 계획·목표나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죽은 사람들을 말한다. *편집자주)라고 부른다”며 “순교자의 소리는 투르구노프 목사나 ‘변화산 교회’ 같은 현지 목회자들과 교회를 긴급 지원하고 있다. 이 성도들은 지금 기독교인에게 극도로 위험한 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말과 행동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년간 지역 곳곳서 마약·알코올 중독자에게 간증 나누고 예수 그리스도 전해

‘변화산 교회’ 성도들과 함께한 알렉산드르 투르구노프(가운데 키 큰 사람) 목사. /VOMK
‘변화산 교회’ 성도들과 함께한 알렉산드르 투르구노프(가운데 키 큰 사람) 목사. /VOMK

전쟁 발발 전, 투르구노프 목사는 5년 동안 세베로도네츠크 지역 곳곳을 다니며 병원과 결핵 진료소와 약국을 방문했고, 어디에서든지 마약중독자나 알코올중독자를 발견하면 자신의 간증을 나누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전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제 간증을 듣고 재활센터에 들어가 중독에서 자유함을 얻었고, 가족들과 다시 모여 가정을 회복하게 되었다”고 VOMK에 전했다. 

투르구노프 목사는 세베로도네츠크의 여러 교육기관에서 강연을 하면서 젊은이들에게 마약과 술과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또한 투르구노프 목사와 성도들은 위험한 환경에 처한 젊은이들과 함께 운동 경기와 체력 단련을 하며 성경을 공부했다. 투르구노프 목사는 “우리는 임신한 어린 소녀를 우리 가정에 받아들여 낙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또 다른 영혼이 구원받았다”며 “그 소녀가 낳은 아들에게 다윗 왕의 이름을 따서 데이비드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전했다.  

투르구노프 목사와 그의 교회는 세베로도네츠크시 당국 및 사회복지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해 저소득 가정과 위험한 상황에 놓인 가정을 교회 모임과 성도들 가정에 초대하고 음식을 나눠줬다. 교회는 또한 전쟁 몇 개월 전 세베로도네츠크시에서 재활 사역을 시작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전쟁이 발발했을 때 이 성도들은 그러한 사역을 보류해야만 했지만, 그동안 사역을 하며 습득한 기술은 훨씬 더 큰 규모로 필요하게 되었다”며 “성도들은 음식을 준비하여 이웃들에게 제공했을 뿐 아니라 도시 전역의 주소들로 음식과 다른 구호물품들을 배달했다”고 했다.   

투르구노프 목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우리가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줄 때 신약성경도 나눠주었고, 당연히 그리스도에 관하여 전하고 회개를 촉구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도들, 봉사단체·교회들과 협력해 피난활동 도와...“지상대명령 완수하고 싶다”

세베르도네츠크의 한 아파트 건물 잔해 앞에서 이웃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변화산 교회’ 성도들. /VOMK
세베르도네츠크의 한 아파트 건물 잔해 앞에서 이웃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변화산 교회’ 성도들. /VOMK

투르구노프 목사가 아파트 1층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교인 몇 명이 그 집에 머물게 되었고, 투르구노프 목사의 비기독교인 부모와 또 다른 비기독교인 가족도 그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됐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3일, 이들이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 건물에 포탄이 떨어졌다.

투르구노프 목사는 “하나님 은혜로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우리 집 유리만 떨어졌다”며 “우리들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와 노인들과 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리브네로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성도들은 현지 자원 봉사 단체 및 개신교 교회들과 협력하여 피난 활동을 돕고 구호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투르구노프 목사는 “이 성도들은 자원봉사자들조차 가기 두려워하는 곳으로 갔다”며 “성도들이 세베로도네츠크에 최대한 오래 남아 있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성도들도 최근 그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세베로도네츠크 상황은 매우 참혹하다. 얼른 돌아가 폐허가 된 건물들을 재건할 뿐 아니라 전쟁으로 피폐해진 영혼들을 회복시키고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바램을 전했다. 

투르구노프 목사에 의하면 현재 ‘변화산 교회’ 성도들은 흩어져 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일부 성도들은 프랑스로 가서 마약중독자와 알코올중독자를 보살피는 모교회의 사역을 이어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으로 간 성도들은 교도소 사역을 하고 인도주의적 구호물품를 배포하면서 모교회의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투르구노프 목사와 그의 가족을 포함한 나머지 성도들은 리브네에 머무르며 온라인 예배와 다른 모임을 통해 교회 성도들을 계속 연합시키고 있다. 

‘변화산 교회’ 성도들은 멀리 프랑스까지 흩어져 있지만 온라인으로 계속 모여 예배를 드린다. /VOMK
‘변화산 교회’ 성도들은 멀리 프랑스까지 흩어져 있지만 온라인으로 계속 모여 예배를 드린다. /VOMK

투르구노프 목사는 “주님께서 계속 인도하며 보살펴주시지만 우리도 주님께 충성하고 싶고, 어떤 상황에 놓이든지 주님의 지상대명령을 완수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열 두 명의 남성 성도와 투르구노프 목사님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프랑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 세계 기독교인들은 투르구노프 목사님과 그 교회 성도들에게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그 성도들은 ‘남들이 가기 두려워하는 곳‘에서 계속 사역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VOMK를 통해 우크라이나 기독교인 긴급 구호 프로젝트에 동역하고자 하는 한국 교회나 성도는 아래 방법 가운데 한 가지를 이용하면 된다.

웹사이트: www.vomkorea.com/donation (납부유형 ‘순교자 및 수감자가정지원 사역’ 선택)  
계좌이체: 국민은행 463501-01-243303 예금주: (사)순교자의 소리 (본인 성명 옆에 ‘우크라이나’라고 기입. 그렇지 않으면 일반 후원금으로 사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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